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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과 MLB, 35년간의 긴 여정 마무리
미국 스포츠 방송의 대표 주자인 ESPN이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 중계를 2025 시즌 이후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 스포츠 미디어 업계에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ESPN과 MLB의 파트너십은 1989년부터 시작되어 35년간 지속되어 왔으며, 원래 2028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었으나 계약을 조기 종료하기로 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결정이 야구 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물론, 스포츠 중계 시장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ESPN은 그동안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Sunday Night Baseball)’, 홈런 더비(Home Run Derby),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Wild Card Round) 등의 중계를 통해 야구 팬들에게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스포츠 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시청률 감소 등의 요인이 ESPN의 전략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ESPN과 MLB, 계약 종료에 대한 엇갈린 입장
이번 계약 종료와 관련해 ESPN과 MLB의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MLB 커미셔너 롭 맨프레드는 팀 소유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ESPN이 라이브 경기 중계를 제외한 보도 비중을 크게 줄여왔다”며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ESPN 측은 이번 결정이 상호 협의에 의한 것이라는 MLB의 발표에 반박하며, “ESPN이 독립적으로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최근 ESPN의 스포츠 콘텐츠 전략 변화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ESPN은 NBA 및 NFL과의 계약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MLB 중계를 종료함으로써 미디어 사업 구조를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MLB는 보다 다양한 방송 및 스트리밍 파트너를 모색하며 방송권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ESPN의 결정 배경: 감소하는 시청률과 스트리밍 시장의 부상
ESPN이 MLB 중계를 포기한 이유 중 하나로 지속적인 시청률 감소가 꼽힙니다. 2024년 ESPN의 프라임타임 평균 시청률은 전년 대비 2% 감소한 167만 4천 명을 기록했으며, ESPN2와 ESPNU의 경우 각각 11%, 20%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감소 추세는 단순히 ESPN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통적인 케이블 TV 시장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NFL 중계에서도 ESPN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24년 ESPN의 NFL 경기당 평균 시청자는 1,5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습니다. 코드 커팅(cord-cutting)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젊은 시청자층이 전통적인 TV 대신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SPN은 2021년 한 해 동안 약 800만 명의 구독자를 잃었으며, 이는 전체 가입자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ESPN은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ESPN 플러스(ESPN+), 디즈니+ 및 훌루와의 통합 서비스 등을 활용해 스트리밍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향후 독립형 ESPN 스트리밍 플랫폼을 출시할 가능성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LB의 대응: 새로운 방송 및 스트리밍 파트너 모색
ESPN과의 계약 종료 이후 MLB는 새로운 방송 및 스트리밍 파트너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기존 전통적인 방송사뿐만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LB가 고려 중인 주요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 ESPN이 중계했던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 ‘홈런 더비’,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 등의 중계권을 새로운 파트너에게 할당
- Fox, TBS, NBC와 같은 기존 방송사들과의 협력 강화
- Apple TV+, Amazon Prime Video, YouTube TV 등의 스트리밍 플랫폼과 협상 진행
- 젊은 시청자층을 겨냥한 온라인 전용 중계 서비스 확대
MLB는 기존의 케이블 방송이 점차 쇠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디지털 및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접근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구상 중입니다. 특히, 최근 스포츠 미디어 업계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직접소비자(DTC, Direct-to-Consumer) 모델을 활용해 리그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포츠 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향후 전망
ESPN의 MLB 중계 종료는 스포츠 미디어 산업 전반의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전통적인 케이블 방송이 쇠퇴하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스포츠 리그와 방송사들은 보다 유연한 미디어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MLB가 새로운 방송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어떤 플랫폼이 주도권을 잡게 될지, ESPN이 MLB 중계를 포기한 이후 스포츠 중계 전략을 어떻게 조정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또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스포츠 미디어 시장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향후 몇 년 동안 스포츠 콘텐츠 소비 방식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결국, ESPN의 결정은 단순한 계약 종료가 아니라, 스포츠 미디어 산업의 지형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MLB가 어떤 전략을 통해 시청자와의 접점을 유지할 것인지, 그리고 ESPN이 어떤 방향으로 미디어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인지가 스포츠 업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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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폴리스 스포츠 전문기자 임주호(hohoho@mtpolic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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