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선명해지다: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 다시 깨어난 감동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

JRPG 장르를 사랑하는 게이머라면, 반다이 남코의 대표 시리즈 중 하나인 ‘테일즈 오브’ 시리즈가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절대 간과할 수 없을 것입니다. 1995년 첫 타이틀인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Tales of Phantasia)를 시작으로, 시리즈는 매번 독특한 세계관과 액션성 넘치는 전투 시스템으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상당히 매니아들의 호평을 받았던 타이틀이 바로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Tales of Graces)’입니다. 이후 플레이스테이션3(PS3)로 확장 및 추가 요소를 담아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라는 이름으로 정식 발매되어 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죠. 그런 추억의 작품이 세월이 흐른 뒤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은, 시리즈 팬과 JRPG 마니아들에게 실로 반가운 이벤트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가 원작의 매력을 얼마나 잘 살려내고 있는지, 그리고 현대적인 감각에 맞춰 어떤 점에서 개선이 이루어졌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게임의 스토리, 전투 시스템, 그래픽, 사운드, 그리고 추가 콘텐츠까지. 꼼꼼하게 취재한 내용을 전해드리니, JRPG와 테일즈 오브 시리즈를 좋아하는 독자 여러분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원작의 감성과 매력을 살리다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이하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는 원작이 가진 순수하고도 따뜻한 감성을 충실히 재현합니다. 시리즈 특유의 밝은 분위기 속에서, 각 캐릭터가 지닌 인간적인 스토리와 성장 과정을 돋보이게 하는 연출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아스벨(Asbel)이 어린 시절 친구들과 맺는 우정과 그로 인해 겪게 되는 갈등, 그리고 성인이 되어 왕국의 위협을 막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펼쳐지는데, 이는 원작을 즐긴 플레이어들에게 “맞아, 이게 그레이세스의 감동이었지”라는 추억을 생생히 불러일으킵니다.

이번 리마스터에서 주목할 점은, 과거 PS3 시절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던 환경의 디테일이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배경으로만 스쳐 지나가던 마을 건물이나 NPC의 움직임 등도 한층 세밀해졌습니다. 이와 더불어 캐릭터의 감정 표현과 표정, 그리고 애니메이션 컷신 등은 HD 그래픽으로 업스케일링되면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덕분에 독특한 판타지 세계관에 더욱 몰입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고, 스토리 전개 중 등장하는 주요 이벤트 장면에서 전달되는 감동의 농도가 더욱 짙어졌습니다.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 메인 이미지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 메인 이미지

정교해진 그래픽과 리마스터의 가치

리마스터 버전이라고 하면, 그래픽적 업그레이드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의 그래픽은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리메이크’ 수준은 아니지만, 배경 텍스처와 캐릭터 모델, 이펙트 면에서 분명히 개선이 이뤄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폴리곤 처리와 화면 해상도(고해상도 지원), 그리고 프레임레이트 안정화는 JRPG 팬들이 원작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특히 전투 장면에서 보이는 기술 이펙트와 콤보 액션은 기존보다 훨씬 선명하게 표현됩니다. 빠른 속도로 펼쳐지는 전투 시스템을 마치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듯 흡입력 있게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은, 테일즈 오브 시리즈 특유의 ‘액션성’을 다시금 부각시키는 요소입니다. 물론, 근래의 최신 그래픽 기준에 비하면 다소 옛날 감성이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 아기자기하고 생동감 넘치는 표현은 이 시리즈만의 정체성을 잘 살려냅니다.

차별화된 전투 시스템: 소울 게이지와 아츠(Arts)

‘테일즈 오브’ 시리즈는 매번 각 타이틀마다 새로운 전투 시스템을 선보여 왔는데,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에서도 전투의 재미는 건재합니다.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소울 게이지(Soul Gauge, 줄여서 CC)’ 시스템과 아츠(Arts)를 결합한 전투 스타일입니다. 공격을 퍼붓거나 방어 태세를 취하며 소울 게이지가 증감하는 과정을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 소울 게이지(CC) 시스템: 캐릭터가 보유한 CC를 소모해 공격기나 기술(아츠)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CC가 적으면 강력한 기술을 연속해서 사용하기 어렵지만, 회피나 방어를 통해 다시 게이지를 채울 수 있어 ‘리듬감 있는 공방’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아츠 시스템: 각 캐릭터가 보유한 아츠를 상황에 따라 적절히 연결해 콤보를 구성하는 재미가 큽니다. 시리즈 전통의 ‘프리 러닝’ 시스템과 합쳐져, 원하는 방향으로 회피나 기습을 구사하며 다채로운 기술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리마스터를 통해 전투 중 UI 시인성이 향상되었고, 폰트 크기와 배치도 깔끔하게 정돈되었습니다. 전투를 즐기는 동안에는 플레이어가 어떤 기술을 쓰고 있고, 얼마만큼의 소울 게이지를 남겨놓았는지 명확히 파악할 수 있기에, 템포가 빠른 실시간 전투에서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원작의 독창적인 전투 시스템이 더욱 쾌적하게 다가옵니다.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 전투장면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 전투장면

새로운 요소와 추가 콘텐츠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는 기본적으로 PS3 버전의 콘텐츠를 충실히 계승하고 있으나, 몇 가지 신규 요소와 편의 기능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1. 각종 스킨 및 코스튬 추가
    테일즈 오브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는 다양한 코스튬과 스킨입니다. 캐릭터별로 개성 넘치는 의상을 장착해 전투와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는데, 리마스터 버전에서는 일부 코스튬이 처음부터 해금된 상태로 제공되거나, DLC 형태로 추가 의상이 출시되어 팬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합니다.
  2. 조작 및 UI 편의 개선
    PS3 시절에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지던 메뉴 구성이나 아이템 관리 방식이 개선되어, 한눈에 자신의 장비와 아이템을 파악하기 쉬워졌습니다. 또, 아이템 정렬 옵션 등이 추가되어 장비 세팅 시간이 크게 단축되었습니다.
  3. 추가 난이도 및 챌린지 모드
    JRPG를 즐기는 플레이어들은 난이도를 높여서 더 큰 도전과 보상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리마스터판은 추가 난이도 설정과 챌린지 던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본편을 클리어한 뒤에도 계속해서 강력한 보스를 상대로 전투 시스템을 깊이 파고들 수 있다는 점은, 시리즈 팬들의 ‘엔드 게임 컨텐츠’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줍니다.
  4. 음성 및 사운드 리마스터
    원작 성우들의 열연으로 완성된 음성은 그대로 살리면서, BGM과 사운드 이펙트 일부가 리마스터 과정에서 더욱 깨끗하게 들리도록 보정되었습니다. 그 결과, 전투 중 스킬 사운드나 시나리오 컷신에서 흐르는 음악이 한층 생동감 있게 느껴집니다.

스토리와 캐릭터, 여전히 돋보이는 감동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이유 중 하나는 캐릭터 중심의 스토리텔링입니다. 아스벨을 비롯한 주요 캐릭터들이 어릴 적 우정을 기반으로 겪는 갈등과 화해, 그리고 세계를 지키기 위한 모험이 상당히 드라마틱하게 전개됩니다. 이 작품에서는 권선징악의 단순 공식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들이 겪는 인간관계의 변화와 내면의 성장이 비교적 설득력 있게 묘사됩니다.

특히, 소피(Sophie)를 둘러싼 비밀과 그녀가 지닌 초월적인 능력은 게임 내내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최종적으로 그 비밀이 밝혀지기까지 진행되는 사건들은 감동과 스릴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리마스터를 통해 대사가 보강되거나 추가된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개선된 그래픽 덕분에 캐릭터들의 표정 연기와 감정 표현을 더욱 몰입감 있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장단점 총정리

장점

  1. 원작의 완성도를 그대로 계승: 테일즈 시리즈의 방대한 스토리와 독특한 전투 시스템을 유지하며, 확실한 리마스터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2. 퀄리티 업된 비주얼과 사운드: 그래픽과 사운드가 전반적으로 업스케일링되어,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한층 높여줍니다.
  3. 다양한 편의 기능: UI와 조작을 세심하게 개선해, 현대 게이머도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4. 풍부한 추가 콘텐츠: 신규 코스튬, 난이도 조정, 챌린지 모드 등으로 플레이 타임 연장 및 반복 플레이 욕구를 자극합니다.

단점

  1. 신규 유저를 위한 보강 부족: 스토리나 캐릭터에 대한 별도의 보충 설명이 크게 늘지 않았으므로, 완전한 신작 감각을 기대하기엔 어려운 편입니다.
  2. 현대 기준으로는 다소 평범한 그래픽: 완전 리메이크가 아닌 리마스터이기에, 최신 게임들과 비교하면 그래픽이 약간 구식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3. 변화의 폭이 제한적: 전투 시스템은 크게 손대지 않았기에 원작 팬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원하는 일부 게이머들에게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최종 평가와 전망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는 JRPG 장르의 향수를 간직한 게이머와 테일즈 오브 시리즈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타이틀입니다. 원작이 보여줬던 감동과 매력을 해치지 않고, 적절한 수준의 그래픽 및 사운드 개선과 편의성을 더했습니다. 비록 완벽한 리메이크 수준의 대대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때 그 시절의 재미와 감동’을 보다 쾌적하게 경험하고 싶다면 이번 리마스터판은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입니다.

또한, 그레이세스 f는 시리즈 중에서도 캐릭터 간의 인간관계가 특히 돋보이는 작품이기에, 스토리텔링을 중시하는 플레이어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가능성이 큽니다. 리마스터판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의상과 챌린지 모드는, 게임 본편을 클리어한 후에도 계속해서 세계관에 머물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앞으로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고전들이 이런 식으로 점진적으로 리마스터되어 출시된다면, 과거 작품을 접하지 못했던 신세대 게이머들이 오리지널의 매력을 현대적인 편의 기능과 함께 체험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가 그러한 흐름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코스튬 화면
코스튬 화면

리마스터 구매를 고려하는 독자들에게

  • 원작을 플레이한 적이 있다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그래픽과 개선된 UI, 그리고 편의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가치는 있습니다. 추억을 되살리는 동시에, 추가 의상과 난이도로 도전욕을 자극받을 수 있습니다.
  • 테일즈 오브 시리즈를 처음 접한다면: 시리즈 전작들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지는 않으나, 캐릭터 위주의 스토리텔링과 액션성 높은 전투가 JRPG 입문자로서 조금 낯설 수도 있습니다. 다만, 시리즈 특유의 ‘사랑스러운 캐릭터 + 화려한 실시간 전투’ 조합이 흥미를 끄는 분이라면 도전해 볼 만합니다.

마무리하며

이상으로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를 플레이해본 후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색깔과 시스템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리는 과정은, 리마스터라는 작업이 단순히 그래픽만 바꾸는 일이 아니라 오랜 팬들의 추억을 소중히 다루는 예술적 복원임을 새삼 실감케 합니다.

JRPG 시장이 점차 다양해지고, 오래된 명작들을 다시금 조명하는 흐름이 활발해지는 지금, 테일즈 오브 그레이세스 f 리마스터는 분명 시리즈 팬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고, 신규 유저들에게는 어느 정도 진입 장벽이 있을 수 있지만 그만큼의 매력이 기다리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아기자기한 그래픽, 깊이 있는 전투 시스템, 여전히 빛을 잃지 않은 감동의 스토리를 찾는 분들께 이 작품을 권하고 싶습니다.

리마스터를 계기로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이 매력적인 세계와 캐릭터들을 만나게 되길 기대합니다. 부디 이 리뷰가 구매를 고려하는 독자 여러분께 유용한 정보가 되었길 바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고전 JRPG가 성공적으로 리마스터되어 우리의 추억과 감동을 새롭게 되살려 주기를 희망합니다.


박기영 게임전문 기자 (parkland@mtpolic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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